5월 30, 2023

저탄고지와 부작용

개요

체중 감량을 위한 다이어트는 언제나 중요한 이슈다. 많은 전문가가 고지방 식단은 비만과 심혈관질환의 중요한 원인임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특별한 식단보다는 총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문가는 권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년 동안 저탄수화물 고지방식단(이하 저탄고지)은 중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많은 이가 저탄고지 식단으로 체중 감량을 시도하고 있고 당뇨병 환자 역시 저탄고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출처: Unsplash


저탄고지 역사

저탄고지 식이는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여 키토시스(ketosis)를 유도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키토시스는 포도당이 아닌 지방산 대사의 부산물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대사를 말한다.

1865년 William Banting이라는 사람이 최초로 저탄수화물 식단을 제안하였는데, 1900년대 초 Osler의 교과서에 수록되면서 유럽 전역에 비만 치료법으로 퍼져나갔다고 한다. 1972년 [Dr. Atkin's Diet Revolution]라는 책이 출판되면서 미국과 전 세계에 저탄수화물 식단이 퍼지게 된다.

저탄고지의 종류

섭취하는 탄수화물 양에 따라 세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다.
총 섭취 칼로리 중,
  • 탄수화물 비율이 45% 미만: 탄수화물 감량식(moderate carbohydrate diet)
  • 탄수화물 비율 26% 미만: 저탄수화물-고지방식이(low-carbohydrate high-fat diet)
  • 탄수화물 비율 10% 미만:초저탄수화물식이(very low-carbohydrate high-fat diet)

저탄수화물 식이도 탄수화물 섭취 제한 및 단백질 섭취 비율에 따려 몇 가지로 나뉜다.

  • Atkins: 단백질 섭취에 제한을 두지 않는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이
  • Banding: 과일 섭취 제한, 가공하지 않은 육류 및 고지방 섭취 주장
  • Paleo: 자연 상태 식품 섭취 강조, 과일 섭취 허용, 가공한 유제품 금지
  • South Beach: 당지수가 낮은 탄수화물, 지방이 적은 단백질, 불포화 지방산 섭취 주장

2020년 국민영양통계 개요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일 평균 탄수화물 섭취량은 266.5g이며 이를 칼로리로 환산하면 약 1,066Kcal다. 하루 2,000Kcal를 섭취하는 것으로 볼 때 약 50%에 미치는 양이다. 한국인 평균 식습관과는 차이가 많이 다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저탄고지와 체중 감소

여러 연구 논문을 보면 저탄고지 식이가 체중 감소에 효과적인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다이어트 대비 단기간에 체중 감소 효과가 컸다. 저탄고지는 어떤 기전으로 체중이 감소하는 것일까?

저탄고지는 인슐린 분비를 낮춰서 체내 지방 저장을 억제한다.
소화에 시간이 걸리는 단백질 섭취를 많이 하기 때문에 포만감이 오래 가고 자연스럽게 총 섭취 칼로리가 줄어들어 체중 감소를 유도한다. 여러 연구에서 저탄고지 식단의 총 에너지 섭취량이 줄어드는 것이 관찰되었다.
실제 저탄고지 커뮤니티를 보면 이게 저탄고지 커뮤니티인지 단식 커뮤니티인지 헷갈릴 정도다. 많은 회원이 본인 단식을 인증하고 있다.

저탄고지 커뮤니티를 보면, 정체기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매우 많은데 이들은 단식, 카니보어 등으로 식단을 조정하기도 한다. 초반 감량에는 효과적이지만 일정 정도 지난 후에는 감량이 매우 더디거나 안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커뮤니티 회원이 저탄수화물보다는 단식, 덜 먹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저탄고지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저탄고지와 지질대사

저탄고지 식이는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커뮤니티에서도 그런 케이스를 다수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중성지방이 감소하는 이유는 저탄고지 식이 때문이라기 보다는 총 섭취 열량 제한으로 체중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다.

저탄고지 식이를 지속할 경우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수치는 매우 높아진다. 많은 연구에서도 저탄고지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상지질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은 관상동맥질환 발생을 높인다는 것이 일반적인 소견이다.
저탄고지는 탄수화물 대신 포만감을 위해 필연적으로 단백질 섭취를 늘리게 된다. 커뮤니티를 보면 다수가 삽겹살로 배를 채우는 것을 볼 수 있다. 단백질 섭취가 늘어나면 신장질환,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올라간다. 암 발생 가능성도 올라간다. 실제 여러 연구에서 Atkins diet는 신장질환, 심혈관질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탄수화물을 줄이고 동물성 단백질을 과다 섭취할 경우 인체가 빠르게 노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여럿 있다.

포화지방이 심혈관질환과 관계 없다고 주장하는 의사도 있으나 많은 연구에서 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 과다 섭취는 심혈관질환 및 총 사망률을 높인다고 보고하고 있다. 고지방 식이는 만성질환 위험도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포화지방를 많이 섭취하면 위암 발병률이 올라간다. 불포화지방 섭취는 이와 반대라고 한다. 또 총 지방 섭취가 10% Kcal 올라갈수록 자궁내막암 위험도가 5% 상승한다는 보고도 있다. 총 지방,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섭취와 난소암 발병률은 비례했으며 대장항문암,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고지방 식이는 간 내 지방량을 높일 수 있다. 포화지방 섭취로 인해 인슐린 민감성이 떨어지고, 간 내 중성지방이 증가하며, 간의 포도당 신생이 70%까지 증가하여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의학전문지 Cell에 발표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고지방 식사는 혈당 조절 기능을 교란시켜 제2형 당뇨병을 유발한다고 한다. 고지방 식품은 인슐린 생산에 핵심적 역할을 하는 효소인 글리코실트란스페라제(GnT-4a)의 활동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이 효소가 고지방 식사로 인해 억제되면 베타세포 기능이 손상되고 제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평솔 잘 먹지 않는 아보카도를 두 번 정도 먹어본 적 있는데, 고지방 과일인 아보카도를 먹은 날 혈당이 평소보다 30% 가량 높았던 적이 있었다. 고지방 음식이 혈당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저탄고지와 당독소(AGEs)

저탄고지 식단은 탄수화물을 줄이기 때문에 포만감을 위해 동물성 단백질을 과다 섭취하게 된다. 실제 저탄고지 커뮤니티를 보면 대부분이 삼겹살 같은 것을 주로 먹는다. 육류는 생으로 먹지 못하고 불에 가열해야 한다. 이는 당독소 폭탄으로 이어지게 된다. 당독소는 염증, 산화 스트레스를 높여서 노화를 촉진한다.

노화가 빠르면 인체 모든 기능은 떨어지고 그만큼 건강이 나빠지며 수명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들은 저탄건지라고 강조하지만 지방만 먹고는 배를 양껏 채울 수 없다. 열을 가해 조리한, 당독소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필연적이다.



저탄고지와 케톤산증

탄수화물을 줄이면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대사성 산증이 발생한다. 정상인이라면 일시적인 케톤산증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당뇨병 환자에게는 매우 위험하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증상이다.

당뇨병 환자는 포도당 대사를 하지 못하고 만성적으로 지방을 사용하므로 케톤산증으로 혈액이 산성화 될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혈액의 pH농도는 7.35-7.45 정도라고 한다. 당뇨병 환자는 만성적인 케톤산증으로 인해 혈액이 산성화되어 있다.

건강한 사람의 신장은 케톤체를 소변으로 배설해서 체액을 약알칼리성으로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신장 기능이 저하되어 케톤체를 원활하게 배설하지 못한다. 이에 체액이 쉽게 산성화 되어 케톤산증이 발생한다.

저탄고지를 하는 사람은 동물성 단백질을 과다 섭취할 우려가 있다. 이 역시 케톤산증의 원인이 된다. 또한 단백질 과다 섭취는 콩팥 손상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당뇨병 환자가 지속적으로 저탄고지를 한다면 케톤산증과 고지혈증 때문에 합병증을 피할 수 없다.


*출처: Unsplash


고탄수, 저단백 식단이 가장 건강한 식단

장수하는 사람이 많은 일본 오키나와 사람의 전통 식단은 탄수화물:단백질:지방 비율이 80:10:10이라고 한다. 초고탄수화물 식단이다. 

학술지 '셀 리포츠'에 따르면 고탄수 저단백 식단이 뇌의 노화 과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한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안 건강의학연구소와 영국 켄트대, 영국 사우스햄튼대 공동연구팀은 고단백질 식단이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단백질을 과잉 섭취할 경우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체내 쌓여서 노화를 촉진하고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것이다.

가장 나쁜 식단은 고단백질 저탄수화물 식단으로 심혈관질환 발병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반대로 가장 건강한 식단은 고탄수화물 저단백질 식단이며 심장 건강에 좋다고 한다. 특히 뇌는 탄수화물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므로 고탄수화물 저단백질 식단이 뇌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한다.


*참고: 

탄수화물 섭취와 사망률: 사망률을 높이는 저탄고지 

식습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사망률을 높이는 저탄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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