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01, 2023

저탄고지: 당뇨병 환자에게 죽음을 부르는 식습관

 당뇨병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당뇨병 환자 중에서 소위 당뇨병에 대해 좀 안다고 하는 이들은 탄수화물을 최대한 줄이고 단백질을 많이 먹으라고 한다. 이들은 자랑스럽게 초보 당뇨인이 질문 글을 올리면 대부분 저탄수화물 식사를 권하는 댓글을 단다. 

과연 저탄수화물 식이가 당뇨병 환자에게 이로울까? 


탄수화물은 당뇨병과 상관없다.

당뇨병은 탄수화물 대사에 이상이 생긴 질병이지, 탄수화물을 많이 먹어서 생기는 병이 아니다. 
탄수화물을 먹으면 인체는 인슐린을 분비해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등 신진대사에 이용한다. 또 포도당은 몇 가지 대사를 거쳐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히알루론산 등을 생성하는데 이 성분은 점막 조직, 안구 조직, 피부 등 인체 곳곳에 쓰이게 된다. 만약 포도당 섭취를 줄이면 이런 성분 생성에 문제가 생겨 인체 조직이 망가질 수 있다. 
인체의 컨트롤 타워인 뇌는 포도당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한다. 

저혈당 위험

저탄고지는 탄수화물을 아주 소량 섭취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에 빠질 수 있다. 고혈당과 달리 저혈당은 단 한 번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얼굴이 창백해지며 식은땀이 나고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당뇨약을 먹으면서 저탄고지를 병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또한 전해질 불균형, 탈수 현상이 올 수도 있으며 골밀도가 떨어지고 요로결석, 급성신부전, 간 독성, 췌장염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어느 하나 위험하지 않은 것이 없다.

당독소 위험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하게 되면 케톤체가 다량 발생하게 되는데 Acetone는 호흡으로 배출되기도 하지만 Acetol을 거쳐 강한 당독소인 Methylglyoxal로 변한다. 다시 말해서 저탄고지 --> 케톤체 생성 --> 당독소 발생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당독소는 혈관벽을 상하게 하고, 모든 장기, 조직에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 
여기에 열을 가해 당독소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동물성 단백질 과다 섭취로 인해 당독소를 추가로 먹게 된다. 인체는 병들고 노화는 빨라진다. 

저탄고지를 오래 하게 되면 앞서 언급한 대로 포도당이 부족해서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히알루론산 등을 충분하게 생성하기 못하므로 장 점막 등 여러 장기가 손상될 수 있다. 장 점막이 손상되면 흡수가 빨라지기 때문에 혈당은 이전보다 더욱 빠르고 높이 오르게 된다. 저탄고지 때문에 당뇨병이 악화하는 것이다. 

저탄고지는 언제나 최악의 식단에 뽑혀...

여러 가지 식단을 검토한 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중해식, DASH(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채식 식단 등이 항상 상위에 랭크한다. 반면에 키토제닉(저탄수, 고지방), 팔레오(저탄수, 고단백) 등은 항상 최하위로 뽑힌다. 

미국심장협회가 뽑은 심장 건강에 좋은 식단은 아래와 같다. 

다양한 과일 및 채소 섭취
통곡물 섭취
열대성 기름(코코넛오일 등) 대신 식물성 기름 사용
식물성 단백질, 해산물, 살코기
가당음료 및 가당 식품 섭취 제한
소금 섭취 최소화
알코올 섭취 제한
초가공 식품 제한 및 비가공 식품 섭취
식단이 지속가능한지 여부  

영양실조, 심장병, 섭식장애 위험

시카고의대 저널에 따르면 저탄고지 식단으로 영양실조, 심장병, 섭식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췌장이나 간 , 담낭에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저탄고지를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한다. 저탄고지 식단이 체내 염증을 증가시켜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하고 면역력에 나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심혈관질환 위험

저탄고지 커뮤니티에서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심혈관질환 발병률은 높아지는데 여기저기서 각종 반박 이론을 끌어와서 문제없다는 말만 한다. 

2형 당뇨병 환자 중 33.4%는 실제 심혈관질환 증상이나 징후가 없더라도 심혈관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오늘(6월 1일) 존스홉킨스대 엘리자베스 셀빈 교수팀이 밝혔다. 나는 다른 글에서 '당뇨병 환자는 사실상 심장병 환자' 라고 적은 바 있다. 


저탄고지를 하게 되면 초반에 일시적으로 혈당이 떨어지기 때문에 당뇨병이 낫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저탄고지 덕분에 당화혈색소가 떨어져서 마치 당뇨병이 나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실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저탄고지는 필연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지방을 먹을수록 포도당 대사는 나빠지게 된다.저탄고지를 할수록 심혈관질환 위험도 올라가고, 당뇨병도 나빠지게 되는 것이다. 

만성콩팥병 위험

우리 몸은 생명 유지를 위해 계속 일을 하는데 그 결과로 각종 부산물(노폐물)이 발생하게 된다. 이 노폐물을 잘 걸러내서 소변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장기가 바로 콩팥이다. 
만성콩팥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이다. 
저탄고지, 당질제한식은 탄수화물을 제한하기 때문에 단백질을 많이 먹을 수밖에 없다. 단백질은 요독 축적으로 콩팥 손상을 가속화시킨다. 또한 저탄고지로 생성된 케톤은 케톤산증을 일으켜 환자가 혼수상태,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가 투석까지 받게 된다면 말기 암 환자보다 기대수명이 떨어진다. 

암 사망 위험

서울대의대에 따르면 2형 당뇨병 환자는 모든 종류의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26% 더 높았다. 자궁내막암은 2.7배, 간암은 2배 이상이었으며 갑상선암, 신장암, 유방암, 췌장암, 담도암, 대장암 등도 높았다. 

공복혈당 상승

저탄고지 커뮤니티에 보면 공복혈당이 올랐다는 글이 매우 많다. 


*캡처: 네이버 저탄고지 카페


이들은 저탄고지는 탄수화물을 적게 먹기 때문에 혈당에서 자유롭다고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다. 탄수화물은 모든 악의 원천이라고 여긴다. 

앞서 기술한 대로 당뇨병은 탄수화물 때문에 걸리는 것이 아니다. 고지방 식이는 단 한 끼만으로도 강력하게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 저탄고지를 지속하게 되면 공복혈당 상승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저탄수화물 식이를 할수록 인체의 포도당 대사 능력은 나빠지게 된다. 포도당 대사가 나빠진 것이 바로 당뇨병이다. 


*참고: 







댓글 없음:

댓글 쓰기

Featured post

저탄고지에서 벗어나기: 닥터쓰*의 거짓말

  내셔널 지오그래픽 에서 1961년부터 2011년까지 50년 동안 전 세계 식단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조사를 했다.  그 중 우리나라 자료만 간략히 정리해 본다. 모든 자료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에서 가져온 것임을 밝혀둔다. 일일 섭취 칼로리 대폭 증가...

Popu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