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6, 2017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어떤 아웃도어 브랜드에 영업부장으로 재직 중인 분 이력서를 받았다. 이력서가 조선시대 수묵화도 아니고…... 진정 ‘여백의 미’를 아시는 분인가 보다, 했다.  
전화했다. 이력서가 형편 없다고, 솔직히 말했다. 수정을 요구했다. “아웃도어 영업이라는 것이 다 똑같은 거 아닌가요? 더 이상 어떻게 수정하죠?” 라고 그가 말했다.
내가 말했다. “그럼 뭐하러 이력서를 쓰죠? 그냥 명함 한 장 제출하는 게 어떨까요?”  
그 브랜드 신뢰도가 급추락했다. 대개 부장 이상은 말을 잘 안 듣는다. 

‘모든 초안은 쓰레기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사람들이 왜 초안을 고치지 않고, 다듬지 않고 세상에 내놓는지 모르겠다.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글은 말할 것도 없고 이메일이나 문서마저 초안을 고치지 않고 발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며느리가 한약 다리 듯 정성을 다한 글이 있는가 하면 말년 병장 모포 털 듯 대충 쓴 글도 부지기수다.  
글이 마치 우주 대폭발 같다. 혼돈 그 자체다. 씻지 않은 글을 세상에 내놓는다. 고약한 냄새가 난다. 분명 글쓴이에게도 같은 냄새가 나리라. 

일반적으로 그 사람이 쓴 글을 읽어보면 그 사람 내면을 짐작할 수 있다. 글에서 그 사람 성격, 성향, 태도 등을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얼마나 정성을 다해 글을 완성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글이 깨끗하면 글쓴이를 신뢰하게 된다. 글이 지저분하면 일단 불신이 먼저 찾아온다. 
글을 한 번에 잘 쓰기는 어렵다. 우선 생각 가는 대로 초안을 작성하고 지속적으로 수정해서 정확한 표현을 찾아가야 한다. 문맥을 다듬고, 오타를 고치고, 띄어쓰기를 고치고 더 나은 단어가 있는지 고민해서 수정한 후 발행해야 한다. 그래야 깨끗하고 읽기 좋은 글이 된다. 명확한 글이 된다. 

보통 자신이 쓴 글은 타인이 읽게 된다. 요즘처럼 누구나 소셜미디어 계정을 한두 개 가지고 있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자기 자신만큼 중요한 독자는 없다. 스스로 읽어서 만족하지 않으면 타인을 만족시키기 어렵다. 깨끗한 글을 쓰겠다는 의식적 노력이 필요하다. 

감동이 있는 책은 아니다. 가볍게 한번 읽어볼 만하다.

Featured post

저탄고지에서 벗어나기: 닥터쓰*의 거짓말

  내셔널 지오그래픽 에서 1961년부터 2011년까지 50년 동안 전 세계 식단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조사를 했다.  그 중 우리나라 자료만 간략히 정리해 본다. 모든 자료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에서 가져온 것임을 밝혀둔다. 일일 섭취 칼로리 대폭 증가...

Popu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