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벽 속에 사람이 갇혀있다.
囚 : 가둘 수, 죄인 수
囚人(수인) : 죄인, 감옥에 갇힌 사람
신영복 선생의 저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난 이 囚人이란 단어를 처음으로 눈여겨 봤다.
신영복 선생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1, 2심에서 사형,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받았고 약 20년 수감생활 후 전향서를 쓰고 출소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은 수감생활 중 신 선생이 지인에게 쓴 편지를 엮은 책이다. 비록 제목이 이상하고 마음에 안 들지만 그의 20년 수감생활이 아련히 눈 앞에 펼쳐진다. 마치 내가 수감생활을 하는 듯 착각을 일으킨다.
수감생활 중에 쓴 글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따뜻하고 맑은 글이다. 그래서 囚人이라는 단어는 원래 의미와 완전히 다른, 죄인이라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따뜻한 기운을 내게 준다.
漢字는 참 신기하다. 사방 네모 속에 사람을 넣고 ‘가두다’, ‘죄인’이라는 의미를 나타내다니, 실로 妙(묘)하다. 妙(묘할 묘)라는 한자도 참 묘하다.
女(여자 여)와 少(적을 소)가 만나서 ‘묘하다’는 의미가 된다. 여자 마음은 알 수가 없다고 하는데 어린 여자 마음은 얼마나 더 알 수 없을까! 그래서 묘하다.
그녀가 囚人으로 살면서 이 책,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꼭 읽었으면 좋겠다. 여러 번 읽었으면 좋겠다.
죗값을 다 치를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
통일혁명당 사건은 박정희 정권 때 일어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