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 2017

세네카

로마시대 철학자 세네카는 자기 제자인 폭군 네로 황제로부터 자결을 명령 받고 죽었다. 동료들이 죽음을 앞둔 세네카 앞에서 비통함을 감추지 못하자 그가 말했다. 
“그대들 철학은 다 어디로 갔는가? 눈앞에 닥치는 불행에 맞서겠다던 그 결심은, 그렇게 오랜 세월 서로 격려해온 그 결심은 어떻게 되었단 말인가? 네로가 잔혹하다는 사실을 몰랐던 사람은 아무도 없거늘! 자기 어머니와 형제를 죽인 마당에 자기 선생과 가정교사를 죽이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었네."


세네카는 정맥을 끊었지만 나이가 든 탓인지 피가 많이 나오지 않아 첫 번째 자결에 실패했다. 그는 과거 460년 전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고 죽은 것을 기억하며, 본인이 존경하는 철학자와 같은 방식으로 죽고자 독약을 마시지만 이 또한 효과가 없었다. 결국 뜨거운 증기탕 안에서 서서히 질식해 죽는 방식을 택했고 세 번째 시도만에 그렇게 사망했다. 

철학자 세네카는 자신에게 닥친 불행을 수긍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불행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강조했던 사람이었다. 
"나는 내 삶을 철학 덕택으로 돌린다. 그렇게 하는 것이 철학에 대한 나의 의무다."

어쩌면 세네카는 좌절과 불행을 가장 많이 겪은 철학자인지도 모른다. 그는 결핵으로 6년을 고생했고, 아무 잘못없이 8년 동안 유배생활을 했으며, 루키우스 도미티우스 아헤노바르부스라의 명령에 따라 자결 시도 세 번만에 죽었다. 지진 같은 자연재해도 여러 번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그 모든 고통 앞에서 평정을 잃지 않았다. 

분노, 충격, 불공평, 근심, 조롱 같은 좌절을 수긍하는 것이 유일한 극복 방법이라고 세네카는 가르친다. 언뜻 체념하라는 것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관계를 정확히 아는 것만이 좌절을 극복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모두는 사건, 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불행은 늘 우리 주변에 도사리고 있다. 다만 인간은 짐승과 달리 ‘이성’을 가지고 있어서 닥친 불행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좌절과 불행은 대부분 갑자기 오는데, 미리 예측할 수 없으니 언제라도 자신에게 불상사가 생길 수 있음을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복 불가능한 좌절이 찾아온다면 순응할 줄 알아야 한다. 맞서서 될 일인지, 안 될 일인지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 고통은 몇 배로 커질 것이다. 

불행은 전부 남의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좌절과 불행이 닥쳤을 때 ‘이 또한 지나가리’ 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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