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대병원이 백남기 선생 사인(死因)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변경, 발표했다. 오늘은 이철성 경찰청장이 직접 사과했다.
고인은 억울하게 가셨지만 지금이라도 사인을 변경한 것은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억울한 죽음에 다소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 또한 물대포 책임자인 경찰청장의 사과 역시 이후 이 사고를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사인을 변경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정권이 바뀌면 사람이 죽은 이유도 바뀌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사과는 진정성도 중요하지만 그 타이밍 또한 매우 중요하다. 고인이 사망한 지 거의 일 년이 다 된 지금에 와서 사과를 한다는 것은 뭔가 다른 속셈이 있는 것이고 진정어린 사과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만약 정권이 바뀌지 않았다면 그들이 사과를 했을지 의심스럽다. 아마 절대 사과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왜 사인을 변경, 발표했는지 그 이유를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만약 의사가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면, 그것도 특정 목적을 위해 고의로 그런 일을 했다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살얼음처럼 언제 꺼질지 모르는 환자를 상대로 사기를 쳤다면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사람 목숨을 왜곡했다면 형벌을 받기 전에 천벌을 받을 것이고, 온국민이 이해하지 않을 것이며 고인과 유가족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
공권력은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 것이지 국민을 죽이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란 속에서 피치 못한 이유로 국민이 사망했다면 국가가 정중하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해주는 것이 맞다. 누구를 위한 국가이고 누구를 위한 권력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종환 문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 자리에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알베르 카뮈의 말을 인용한 바 있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은 짓이다. 프랑스는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는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